2000년대 초반부터 홍대 앞 클럽공연 다닌 준틀딱이다 2010년대 들어서는 좀 뜸하긴 했지만 요즘 들어서 버민 덕분에 클럽공연 좀 다시 다니고 있다.
처음 메탈공연 갔을 때나 지금이나 이 나라 메탈씬은 규모면이나 수준 면이나 관객수, 분위기, 시스템 등 모든 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다.
언제나 일관되게 좆망이었다는 얘기다.
심지어 20년 가까이 지났는데 밴드멤버나 클럽사장, 기획사 등 사람들도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그대로다. 젊은 피 수혈이 잘 안 된다.
락씬은 잘 모르겠다 난 예나 지금이나 메탈만 좋아하니까.
그러니까 한국메탈 왜 죽었냐고 물을 거 없다. 애초에 살았던 적이 없는거다. 최소한 내가 직접 본 범위 내에서는 이 나라에서 메탈이라는 음악장르는 언제나 지금하고 같은 취급과 대우를 받았다.
물론 나보다 더 윗세대 70년대생들 말을 들어보면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0대들 사이에 꽤 인기 있는 장르였다는 말을 듣긴 들었다. 근데 그때는 익스트림 메탈 같은건 없었거나 막 태동할 때니까 지금 우리가 듣는 메탈하고 그때 10대들이 좋아했던 메탈은 좀 다르겠지.
나도 예전엔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는 메탈이 인기있는 장르가 되겠지?"하고 기대를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이 나라에서 메탈의 인기는 차이가 없다. 달라진게 있다면 락페스티벌이 많아지고 규모가 커지다보니 거기에 이름있는 메탈밴드들이 한두팀씩 올 수 있게 되었다는거, 그리고 버민이 생기면서 빡쎈 마이너 밴드들 공연을 비교적 더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거. 근데 이것도 국내메탈씬이 성장을 해서라기보다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네임밸류가 예전보단 올라갔기 때문에 아닐까 생각한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밴드 섭외하려면 내전 중인 나라에서 어떻게 공연을 하냐, 거기 전기는 들어오냐는 답을 받았다던 얘길 들었다.
요즘 드는 생각은, "꼭 메탈이 인기장르가 되야 하나?"하는 거다. 그냥 내가 좋으면 그만인건데...버민 덕분에 좋은 공연도 부족하지 않게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난 만족한다. 어차피 밴드멤버나 공연기획자들도 돈벌겠다고 하는 것도 아닐건데 메탈씬이 왜 죽었냐, 왠 안 살아나냐며 한탄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냥 다들 지금처럼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행복하면 되는 게 아닌가 싶다.난 요즘에 어릴때 좋아했던 밴드들, 실제로 볼 수 있을거라 생각조차 안 해봤던 밴드들 공연을 보게 되서 너무 좋다. 버민 마제스티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