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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줌주의자 20.04.06 11:54 (*.146.15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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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g-Burzum.jpg

 

예술은 가상의 영역이고 곧 현실과는 구별되는 것이다. 예술은 현실의 삶에서 자유로이 활동할 수 있는 한에서 그 독자적인 의미를 가진다. 삶의 현실과 예술의 가상이 서로 섞이는 한, 삶이 더 이상 진중한 가치를 갖지 못하게 되거나 예술이 삶의 당위를 정당화하는 어용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은 주관적인 가치가 개입되는 동시에 가치중립적이다. 현실세계의 옳고 그름의 잣대가 예술의 영역에 까지 올바르게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동시에 예술은 주관적인 취향의 판단이 내려져야만 개인에게 의미있는 것으로 다가가므로 지극히 가치개입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예술의 이런 본질적 성격을 고찰하여 버줌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버줌, 즉 바르그 비케르네스의 정치 이데올로기, 사회적 이상향이 논리적으로 완결성있으며, 또 진정으로 발전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단적으로 말해, 그의 사상은 정말 쌍또라이임이 확실하며, 매우 잘못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사상가 바르그 비케르네스가 아니라, 예술가 버줌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하여 우리는 버줌을 온전히 하나의 미학적 대상으로만 국한할 필요가 있다.

 

버줌의 가장 큰 특징은 물론 그의 천재적인 음악성에 있다. 그의 음악은 단순히 음악만 보아도 매우 훌륭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이다.

 

하지만 단순히 '음악'만 본다면, 버줌의 음악보다 더 나은 음악도 수두룩하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버줌이 베토벤이나 바흐 같은 클래식 음악가에 범접할 수 있으리라 주장하는 것은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들 것이며, 동 시대의 다른 음악가와 비교해보아도 취향차를 고려한다면 최고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버줌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가로 만드는 특징이 하나 있다. 그것은 그의 음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가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 버줌을 예술가의 정점으로 승격시킨다.

 

여기서 우리는 버줌의 살인동기가 현실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예술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일종의 결단이라는 점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버줌의 살인을 현실의 시각이 아니라, 예술의 시각에서 본다면, 오직 역사상 유일하게 버줌만이 예술을 위하여 현세의 모든 구속을 끊어버린 위대한 예술적 인간이 된다. 그에게 있어서 더 이상 현실의 도덕법칙과 상식은 작동하지 않는다. 순수하게 살아움직이는 가상적 존재, 아름다움 그 자체로서 기능하는 버줌에게 모든 판단의 근거는 예술이다.

 

버줌의 살인은 분명 그의 음악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자신이 음악으로 표현했던 사상과 신념을 살인을 통해 증명하였다. 예술의 형식이 아니라, 그걸 받아들이는 청취자로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예술가의 '진정성'과 '의도'라 볼 수 있다. 물론 진실하지 않고 위선적인 예술이 형식적으로는 고상할 수 있다. 그러나, 심리학적인 이유로, 우리는 그러한 예술에 반감을 느끼곤 한다.

 

예컨대 U2 같은 위선자들에게 우리는 대체로 역겨움을 느낀다. U2는 누구보다 평화주의자인 척하고, 자유와 정의를 사랑하는 척 했으나, 실제로 거대 문화권력과 결탁하여 자신들의 음원 순위를 조작하고,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은 각종 사회적 문제에 침묵하며, 사회복지와 빈민구제를 요구하면서 그에 필요한 재원, 즉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등 위선적인 행위로 수 많은 음악팬들에게 역겨움을 선사하였다. 이처럼 예술가의 진정성과 예술작품의 의도가 불일치할 때 우리는 역겨움을 느낀다.

 

그러나, 우리는 버줌에게서 '예술적인' 역겨움을 느낄 수 없다. 예술과 현실의 간격을 구별하지 않는 사람이 볼 때는, 버줌이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에 즉 그가 현실의 규칙을 어겼기 때문에 버줌이 역겨울 수 있겠다. 그러나, 버줌이 자신의 예술적 진정성을 증명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고 생각한다면, 역겨움은 느낄 수 없고 오히려 버줌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게 된다.

 

평화와 사랑을 노래했던 존 레논이 만약 진정성있는 예술가였다면, 그는 이혼하지 말았어야 했고, 불륜하지 말았어야 했고, 가정폭력을 하지 말았어야 했고, 자신의 아들이 전범기를 옹호하지 말도록 교육해야 했다.

 

빈티지함과 털털함을 추구하며, 연인들의 로맨스를 노래하는 잔나비는, 학교폭력을 저지른 멤버를 애초에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했으며, 리더 최정훈은 자신에게 금수저를 선서한 아버지와의 경제적 관계를 완전히 끊고 진정한 빈티지가 무엇인지 체감했어야만 했다.

 

반기독교와 반주류사회를 표방한 마릴린 맨슨은 공연장에서 성경 태우는 것을 넘어서 실재적인 물리적 행동을 범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공연장 바깥에서는 '상식적이고 지적인' 인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버줌은 기독교에 저항한 전면전과 고대 바이킹 정신의 부활을 주장했다. 그리고 그가 유로니무스와 갈등을 맺었을 때, 그는 기독교 이후 서구세계에 도래한 '법적이고 도덕적인' 해결책을 따르길 거부했다. 그는 한명의 바이킹 전사, 오딘주의자의 길을 택했고, 자신이 예술에서 표방한 바와 '정확하게 같은 방식' 즉 살인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진정한 예술을 표방한다면 현실의 이해관계와 한계를 초월해 자신의 진정성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 여러 예술가가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현실을 기꺼이 포기하곤 했다. 그러나, 현실세계 최대의 금기, 즉 살인을 저지른 유일한 예술가는 (예술적 의도와 일치하는 목적에서 저지른 살인) 버줌 뿐이다.

 

분명 버줌은 현실적 관점에서 실패했다. 그는 이성적으로 정당화될 수 없고 모순적인 신념을 가졌다. 그는 20년 가까이 수형생활을 한 중범죄자이다. 그는 조국에서 쫓겨나 해외에서 이름을 바꾸고 살아가고 있다. 마땅한 직업도 없이 살아가는 한량이기도 하고, 여전히 사회적 비난을 받고 매장된 불쌍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예술을 위해 현실을 포기한 것이다.

 

삶 자체가 자신의 예술의 일부인 예술가는 버줌 뿐이다.

 

우리는 버줌과 그의 예술작품을 구별하여 냉정해질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해, "버줌은 살인자이나 그의 음악은 좋다" 라고 말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우리는 "버줌이 살인자이기 때문에 그의 음악이 완성되었다" 라고 말해야 한다.

 

인생과 예술을 등치시킨 역사상 유일한 인물, 버줌이 선사한 아름다움에 도취하여, 현세를 넘어 아름다움의 정점, 초월의 영역으로 나아가자.

  • ㅇㅇ 20.04.06 12:25 (*.62.204.148)
    참 꾸준하네.... 이제 고만좀 하자
  • exelitz 20.04.06 18:02 (*.7.54.230)
    걍 노르웨이판 사령카페 살인사건이잖아 시발
  • staytech 20.04.06 18:38 (*.134.46.190)
    버줌 걍 돌아이 아님 음악은 좋은거 인정하는데
  • WoRMRot 20.04.06 19:23 (*.123.62.22)
    지금은 음악도 구려짐 ㅋ
  • ㅇㅇ 20.04.06 22:58 (*.27.212.191)
    이사람 메탈킹덤에서 닉네임이 '버줌맨'인게 제일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버줌좋아하면 그냥 '버줌' 하던가, 아니면 '버줌팬' 뭐 이정도 생각해볼텐데 ㅋㅋㅋ 뜬금없이 "맨"은 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 유머러스하고 컬트적임
  • MoeLester 20.04.07 08:11 (*.5.254.74)
    꿈보다 해몽이 기가 막히군
  • ㅇㅇ 20.04.07 23:43 (*.187.244.177)
    세줄 요약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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